엽기적인 그녀 Scrip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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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전된 상태에서 '후반전'이란 자막이 뜬다.

  1. 61. 학교

(F.I)
창을 통해 수업을 하고 있는 견우가 보인다.
견우(나레이션) : 그녀는 절 버리지 않아씀미다. 오히려 우린 더욱 가까워졌다고 할
수 이씀미다.
수업을 끝내고 나가는 교수님.
학생들에 섞여 밖으로 나오는 견우, 한 곳을 보고 눈이 휘둥그래진다.
화사한 옷차림에 하이힐을 신은 그녀가 미소지으며 바라보고 있다.
겸연쩍어하며 그녀 앞으로 다가가는 견우.
견우 : 마니 기다려떠? *^^*
그녀 : (손가락으로) 아니. 쬐끔...
그녀가 팔짱을 껴주고, 친구들이 닭살돋아 우우 소리를 지른다.
교정을 걸어가는 그녀와 견우.
견우(나레이션) : 우리는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만의 데이트를 즐깁
니다.
하이힐을 신은 그녀, 불편한 듯 벤치에 털썩 앉는다.
그녀 엄마가 상품권 얻어서 산 거라고 자꾸 졸르길래 신어떠니 발아퍼 주껜네.
견우 : 다리 주물러 주까?
그녀 : 아니, 갠차나... 대신 우리 신발 바꿔신자.
견우 : 헉! @.0;;;
그녀 : 왜, 싫어?
견우 : 남자가 어떻게 뾰둑구두를 신냐?
그녀 : 꾸겨신어도 대.
견우 : ...아이... 어떻게...
그녀 : 그래? ...알았어!
삐친 듯 일어서서 가버리는 그녀.
견우도 일어나 그녀를 뒤따라 간다.
견우 : 왜그래? 내가 운동화 하나 사주께, 응?
그녀 : (뒤도 안돌아 보고 가며) 대써!
견우 : ...그럼 내 신발 신어, 난 니 신발 들고 갈게.
그녀 : 넌 여자를 몰라!
앞만보고 성큼성큼 가고 있는 그녀.
견우 : 알았어! 알았어! 바꿔 신으면 대자나!
금세 : 얼굴이 환해지는 그녀.
그녀 : 정말?
점프컷
견우의 친구들이 식은땀을 흘리며 바라보고 있다.
교정을 걷고 있는 그녀와 견우.
견우 하이힐을 , 꺽어신고 쩔뚝이고 있고, 그녀는 기분 좋은 듯 견우의 팔짱을 끼어준다.
울상이 되어 남들 눈치를 보는 견우.
그녀 대신 내 비밀 하나 알려주께.
견우 : ...뭔데?
그녀 : 나 시험 보는 날에는 노팬티다. 근데 ...오늘 시험 바따!
견우 : @.0;;;
견우, 눈이 휘둥그래 지는데, 그녀는 휙 달아난다.
그녀 : 나 잡아바라!
멍하게 서있는 견우.
그녀 : 나 안잡으면 두거!
달아나는 그녀를 하이힐을 신은 채 쫓아가는 견우.
그녀, 깔깔 웃으며 달아나고, 견우가 쫓아가다가 넘어진다.
공중으로 툭 튀어오르는 하이힐 한짝, 지나던 사람이 받아들고 멍하니 서있다.
벌떡 일어나며 나머지 한 짝을 뺏어서 신고 쫓아가는 견우.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그녀와 견우.
견우(나레이션) : 우리 넘 재밌져? ^^;;

  1. 62. 전철 안

전철을 타고 가는 견우와 그녀.
견우(나레이션) : 그녀가 집에 갈 때 전 부평역까지 데려다 줌미다. 남자로서 당연
히 할 도리져.
그 동안에도 우리는 재미있는 놀이를 함미다.
전철 바닥에 동전으로 금을 긋는 그녀.
그녀 : 지나가는 사람이 왼쪽 발로 금을 밟거나 넘어가면 내가 이긴 거구... 오른
발로 밟거나 넘어가면 니가 이기는 거야. 아라찌?
견우 : 벌칙이 뭐야?
그녀 : 글쎄?
견우 : ...뽀뽀해주기로 하자! *^^*
그녀 : 두글래?
견우 : 니가 정해. --;
그녀 : (손가락을 튕기며) 이기는 사람이 한 대씩 때리기.
견우 : 또... 때리기야?
그녀 : 이기면 대자나!
견우 : 아라떠! ...온다! --;;
한 남자가 다가오고 있다.
왼발, 오른발, 왼발, 오른발 ....오른발!
견우 : 흐흐흐흐! ^^;
견우, 때릴까 말까 때릴까 말까 가지고 놀다가 엄청 쎄게 때린다. 퍽! (수박깨지는 소리
--;)
눈물이 찔끔 나는 그녀, ㅜ*ㅜ;
견우는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있다.
그들의 놀이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맞은편의 승객들.
그녀 : ... 불공평 한 거 가태... 난 여자니까 따귀로 하자.
견우 : 안대! 그럼 나도 따귀로 할 거야!
그녀 : 난 여자자낫! .
견우 : 남녀는 평등한 거얏! .
그녀 : (발끈)좋아, 그럼 너도 따귀, 나도 따귀야! 아랐지? 바주기 엄따. 만약에 너,
여자라구 바주면 두거! 아라찌?
그 말에 마음이 약해지는 견우.
견우 : 아라써... 너 따귀... 난 손가락... ㅜ.ㅜ;
그녀 : 거바 그게 더 공평한 거지?
견우 : 으응. ㅜ.ㅜ;;
그녀 : 온다!
전철 다음 칸에서 하사가 군인 신병들을 이끌고 줄맞춰 오고 있다.
긴장하며 바라보는 견우와 그녀.
군기가 바짝 든 신병들, 하사가 핫둘, 핫둘, 구령을 부치고 있다.
견우, 재빨리 고개를 까딱거리며 왼발, 오른발을 예상해서 세고 있다.
견우 : (계산이 끝난듯)흐흐흐! 보나마나 오른 발이야! ^^;
그녀, 긴장하고 있는데-
하사 발바꿔이~ 갓!
금 앞에서 발을 착착 바꿔 죄다 왼발을 딛는 신병들.
견우 : ㅜ_ㅜ;;
그녀 : ^________^;;
견우 : 꼭 때려야 대?
그녀 : 너, 하늘이 왜 파란지 아러?
견우 : ...? ...그야... 햇빛이 공기중에 난반사돼서 흐터지니까 파장이 긴 파랑색이...
그녀 : 틀렸써! 나를 위해서야, 내가 하늘은 파란색이길 원하니까 파란거야. 알게
써?
불이 왜 뜨거운지 아러? 나를 위해서야! 내가 불은 뜨겁기를 원하니까
뜨거운 거야.
아라찌? 한국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는 이유가 먼지아라?
견우 : ...너를 위해서지...
그녀 : 그래! 니가 태어난 이유가 먼지 아러? 나를 위해서야!
견우 : 야! 내가 먼저 태어난는데 어떻게 너를 위해서 태어날 수가 있냐?
그녀 : 넌 예비한다는 말도 몰라? 예수님 탄생을 예비하기 위해서 베드로가 먼저
왔다! 몰라?
견우 : 알어...
그녀 : 그럼 아까 군인들이 왜 지나갔는 지 아러?
견우 : 너를 위해서게찌. ㅜ.ㅜ;;
그녀 : 그러니까, 대!
침을 꿀꺽 삼키며 볼을 대는 견우.
짝!짝!짝!짝!짝!
견우 : ㅠ,, ;;;
이어 반대 편 객차에서 다가오는 한 남자를 보고 눈이 휘둥그래지는 견우.
목발을 짚은 남자가 다가오고 있는데, 왼발만 있고 오른 발이 없다
침을 꿀꺽 삼키는 견우. 0,. ;;;
짝!!
견우 : ,. ;;;;
견우, 얼굴에 코피가 스르르 흐르고 있다.
견우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그녀, 손수건으로 코피를 닦아준다.
그녀 : 마니 아파찌?
견우(나레이션) : 그녀와 같이 이쓰면 하루가 어떠케 갔는지 모를 지경이람미다.

  1. 63. 스쿼시 경기장

허벅지와 종아리가 휜히 보이는 짧은 운동복을 입고 라켓을 든 그녀, 탈의실에서 나온다.
혼자서 라켓을 들고 갖은 폼을 다 재던 견우, 눈이 휘둥그래서 본다.
견우 : *@____,.____,@*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견우.
그녀 : 너 어딜 자꾸 보는 거니?
공을 세게 치는 그녀.
공은 벽을 맞고 견우의 얼굴에 정통으로 날아든다. 퍽! *^___,,____ ;;;
자세를 다시 잡는 견우, 그녀가 공을 치면 또다시 얼굴에 맞는다. * ___,,____ ;;;
점프컷으로 이어지며, 그녀가 치면 무조건 견우의 얼굴에 맞는다. ㅠ,, ;;;
보다못해 화가나는 그녀.
그녀 : 야! 넌 얼굴이 라켓이니?
하며 공을 또 한 번 더 치는데-
또 견우의 얼굴에 맞는다. ㅠ,,ㅠ;;;
쿵 쓰러지는 견우.
견우 : 어떠케 공이 내 얼굴로만 날아오는 걸까여? 이상함미다. ㅠ,, ;;;
그녀가 한심스럽다는 표정으로 팔짱을 끼며 내려다 본다.
누워 있다가 그녀의 짧을 치마를 올려다 보고 다시 눈이 휘둥그래지는 견우. 0,.ㅠ;;
견우 : ...오늘같은 날 시험바써야 대는대... *^______,ㅠ*;;;

  1. 64. 검도장

검도복을 입고 보호헬멧을 옆에 끼고 나오는 그녀, 나름대로 다른 멋이 있다.
견우 무슨 일을 해도 저는 지고는 못사는 섬미임미다. 저는 이길 때가지 짐미다.
이어 검도복을 입고 헬멧을 옆에 끼고 나오는 견우, *^_________,^* V
장난스럽게 헬멧을 거꾸로 뒤집어 쓰자-
그녀 : 야, 똑바로 써야짓!
하며 목검으로 머리를 한 대 친다.
견우, 머리를 맞고 뒤로 물러나다가 벽에 부딪치더니,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여기 쿵, 저기
쿵 부딪치고 난리다.
그러다 열리는 사무실 문에 맞고 뒤로 쿵 넘어지는 견우.
사람들이 우루루 모여서 쓰러진 견우를 내려다 보면-
헬멧은 앞면인데, 몸은 뒷면, 마치 목이 돌아가서 죽은 사람처럼 보인다.
사람들 : 주건나바! 목이 완전히 돌아가써! 0,.O;;;
(DISSOLVE TO)
이어 마주보고 대결을 시작하는 견우와 그녀.
견우는 마치 무협지나 영화에서 본 것처럼 괜히 붕붕 뜨면서 마구 휘두르고-
그녀는 정확히 급소를 노려 탁탁 치고 빠진다.
다시 검을 겨누고 서는 견우와 그녀.
견우, 마구 휘두르며 공격 앞으로!
한참을 휘두르다 보면 앞에 그녀가 없다.
견우, 두리번 거리는데, 뒤에서 그녀가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친다.
그 자리에서 주져앉는 견우.
점프컷-
다시 검을 겨누고 마주 서있는 견우와 그녀.
고속으로-
견우가 공중으로 붕 뜨며 검을 내리치는데-
그녀는 한 발 뒤로 물러서며 공중에서 내려오는 견우의 얼굴을 푹 찌른다.
착지를 하는 순간, 목검에 얼굴을 찔리며 목이 뒤로 푹 꺽이는 견우.
잠시 두사람의 움직임이 정지된 것처럼 보이더니-
견우, 바닥으로 쿵- 하고 쓰러진다.
쓰러진 견우를 내려다보는 그녀.
그녀 : 한판 더 할까?
(DISSOLVE TO)

  1. 65. 그 까페

견우가 까페 안으로 들어온다. 그녀의 자리에는 다른 남녀가 앉아있다.
서성이다가 사진이 붙어있는 보드를 보는 견우. 어떤 사진을 보더니 놀란다.
사진을 떼어 보는 견우.
모르는 남녀의 사진 속의 배경에는 그녀의 옆모습이 보이고 옆에 다정하게 앉아있는 그 남
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그 사진 위에-
웨이터 : 기억나요. 작년까지는 두 사람이 항상 같이 왔었는데...... 작년 봄인가...
겨울인가...
이 아가씨가 혼자서 꽃다발을 들고 와서 저한테 부탁을 했었죠.
그날 하루만 그 자리에 다른 사람들이 앉지 못하게 해달라고요...
인터컷- 테이블에 놓여있는 꽃다발-
웨이터의 말을 듣고 있는 견우. 그 동안 그 자리의 남녀가 일어서 나간다.
다른 남녀가 앉으려 하는 찰라, 후다닥 뛰어가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 견우.
까페 맞은편의 옥상에 하얀 빨래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그 사이사이로 언뜻언뜻 드러나는 여자의 모습, 혼자서 춤을 추고 있다.
마치 남자의 품에 안긴 듯 혼자서 춤을 추고 있는 여자의 모습.
견우(나레이션) : 그녀가 항상 밝은 것만은 아님미다. 그녀의 가슴속에도 깊은 상처
가 있어씀미다.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던 넘은 도대체 어떤 넘일
까여?
그때, 옆자리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녀 : 모하냐?
견우 : 응, 와써?
그녀 : 일찍 완네?
견우 : ...응 ...가까이 이써꺼든...
그녀 : 나 보고싶어찌?
견우 : 거럼!
견우(나레이션) : 그녀는 언제나 제게 밝은 모습을 보일려고 애씀미다. 전 그런 그
녀가 조씀미다.
웨이타 : 뭐 드시게씀미까?
견우 : 콜라!
그녀 : 두글래? 커피 마셔! 커피 두 잔이요.
견우(나레이션) : (미소)저는 암미다. 그녀가 행동은 그렇게 해도 마음속엔 슬픔이
가득 하다는 걸...
그녀 : 야! 뭐해! 왜 혼자 히쭉거리고 있냐?
견우 : 아... 아냐...
대꾸도 없이 두툼한 원고뭉치를 던져주는 그녀.
제목, <비천무림애가(卑賤武林哀歌)>가 보인다.
그녀 : 재미께찌? ^^;;
견우 : 엥? 또야? --;
그녀 : 왜? 읽기 싫어?
견우가 원고뭉치의 표지를 본다.
표지에는 '이 글을 읽고 재미없다면 죽어도 싸다.' 라고 써있다.
견우, 한숨을 내쉰다.
견우(나레이션) : 그녀가 실망할지 모르지만 ...그녀를 위해서라도 전 제 의사를 분
명히 밝혀야 함미다.
견우 : 재미께다야. 읽을게... ^^;;
그녀는 창밖을 내다보고 있고, 견우가 글을 읽고 있다.
견우(나레이션) : ...이번에는 무협영화임미다. 여자주인공이 현상금을 노리는 무사
로 나옴미다. 맑은 날에도 도롱이를 쓰고 다님미다. --;;

  1. 66. 영화장면2.

견우(나레이션) : 남자 조연은 맑은 날에도 나막신을 신고 다니며 가즌 악행은 다
저지름미다.
배경설정이 엉터리임미다. 임진왜란이 세종대왕 때 일어났씀미다. 세종대왕 아버지
가 연산군이랍미다.
주인공은 화살을 수백대나 맞고도 죽지 안씀미다. 마지막엔 주인공이 황야에서 악
당과 결투를 벌임미다.
한옥들이 보이고, 여자주인공이 도롱이와 삿갓을 쓰고 벽보에 붙은 현상 수배 방을 바라보
다가 뜯어낸다.
바닷가-
현상수배의 그림과 같은 인물, 그녀를 보고 멈칫 놀라고-
그녀, 삿갓을 살짝 들치자 바람과 파도가 거세게 일고, 눈빛이 빛난다.
단칼에 현상수배 인물을 베는 그녀.
모래사장에 피가 쫙 뿌려진다.
이어 파도가 밀려와 지워지는 핏자국.
벌판-
비가 퍼붓고 있고, 도롱이와 삿갓을 쓴 적들이 우산을 들고 늘어서 있다.
우산을 공중에 날리며 화살을 걸어 쏘는 무사들.
그녀가 날아오는 화살에 고슴도치가 되면서 견우의 부하들을 물리치고 있다.
이어 화살에 고슴도치가 된 그녀, 삿갓을 끌러 던지고 긴 머리카락을 바람에 휘날리고 서있
다.
현상수배 그림을 보더니 바람에 던져 날리는 그녀, 화살이 몸 여기저기에 박혀있는 모습이
처절해 보인다.
맞서서 노려보고 있는 현상수배 인물은 견우, 바람에 날아가던 현상수배 그림이 견우의 얼
굴에 척 달라붙는다.
현상수배 그림을 떼어내더니 달려드는 견우.
서로 칼을 잡고 빙빙 돌더니 몇 합을 겨루는 그들-
섬광처럼 빠른 두 사람의 대결이 보이고-
그녀의 팔뚝에 칼자국이 그어지면서 칼이 허공으로 날아 땅에 푹 박힌다.
징그러운 웃음을 웃으며 그녀를 죽이려고 칼을 치켜드는 견우.
견우(나레이션) : 악당은 여주인공의 목을 치려고 칼을 치켜들다가 벼락을 맞아 새
까맣게 타 죽씀미다.
어디에도 흐리고 비오는 날이란 말은 없씀미다.
--;;
여주인공은 나중에 왕이 되는데... 정조랍니다.
그녀 역시 미래에서 온 여자입니다.
견우가 번개를 맞아 죽는 장면과-
죽은 견우를 보다가 석양을 배경으로 쓸쓸히 멀어지는 그녀의 모습을 잡는다.

  1. 67. 그 까페

다 읽은 듯 원고뭉치를 덮는 견우. ㅜ.ㅜ;;
그녀 : 어때? 재미찌? 재미써지?
견우 : 으응 --;; 근대... 왜 주인공이 항상 미래인이야?
그녀 : 미래에는 과학이 더 발달할테니까 타임머신이 만들어지게찌?
견우 : ...
그녀 : 미래인은 그걸 타고 과거로 여행올 거라구... 그럼 지금도 어딘가엔 미래인
이 있을 거야.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UFO는 아마 미래인이 타고 오는 타임머신 일
지도 몰라. ...난 언젠가 미래인을 만나고 말거야. 만나야 대!
견우 : 미래인 만나면 너좀 데려가 달라구 그래.
그녀 : 뭐라구? 넌 이거나 신씨네 가따줘. 주인공은 시므나하구 한서뀨가 해쓰면
조케따고 그래! 전도연도 갠차나...
견우 : .₩ /.;
그녀 : 그렇게 보지마, 가따주면 마신는 거 사주께.
견우 : 정말이지?

  1. 68. 신씨네

신씨네 직원 둘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직원1 : 요즘엔 말야... 재미없는 시나리오만 보면 속이 메스껍고... 막 울렁거려...
꼭 폭탄주를 열 잔 마시고 나서 롤러코스트를 탄 기분이야. 시나
리오 읽는 게 공포스러워!
직원1의 뒤에 스르르 다가와 서있는 견우.
직원1이 흠칫 놀라며 돌아보면-
견우 : 안냐세여? 전화받으신 분이져? 이거 비천무림애가 거든여.
견우가 시놉시스를 내려 놓는다.
떨떠름하게 시놉시스를 들척이는 직원1.

  1. 69. 화장실

견우가 화장실로 들어와 쉬를 하고 있다.
그때, 직원1이 화장실로 뛰어들며 변기에 머리를 박고 토해댄다.
견우 : ...등 두들겨 드릴까여?
직원1, 손을 내저으며 꺼억꺽 토하고 있다.
견우, 갸우뚱거리며 밖으로 나가고, 직원1은 계속 토하고 있다.
견우(나레이션) : 신씨네에서는 아직까지 연락이 엄씀미다.
(DISSOLVE TO)

  1. 70. 분식집

분식집 주인이 견우 앞에 라면을 갖다 놓는다.
실망한 표정의 견우. --;;;
견우 : 마신는 거 사준대매?
그녀 : (당연하다는 듯이)으응, 마신는 라면이야. 마시께찌? ^^;
견우 : 체엣~!
그녀 : 왜에~?
순진하게 갸우뚱거리며 되묻는 그녀가 너무 귀엽다.
견우 : 난 ...또...
그녀 : 머글래? 뒤집어 쓸래? .
견우 : 머글래. 자알 머그께... 마시께다야 --;;
라면을 먹는 견우.
그녀 : 마시찌?
견우 : 으응... 마시떠. --;
턱을 괴고 라면을 먹는 견우를 보는 그녀.
그녀 : ...마시찌?
견우 : 으응... 마시따니까!
(DISSOLVE TO)

  1. 71. 기차길(밤)

전철이 밤길을 달리고 있다.
견우 그날, 전 그녀를 집 앞까지 바래다주어씀미다. 바로 그날...

  1. 72. 그녀의 집 앞(밤, 비)

비가 내리고 있고-
견우의 겉옷을 우산삼아 쓰고 뛰어가는 그녀와 견우.(견우는 그녀의 가방을 메고 있다.)
그녀의 집이 마주 보이는 한 처마 밑으로 뛰어오는 견우와 그녀.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견우를 바라본다.
수줍어서 어쩔 줄 모르는 견우.
견우 잠시동안이지만 전 그녀의 뜨거운 눈빛을 읽을 수 이써씀미다.
잠시 어색함이 흐르는 두사람.
그녀 : 저기가 우리 집이야...
그녀의 집 앞으로 달려가는 그녀.
그녀 : 우산 가따 주께 잠깐 기다려!
견우 : 갠차나! 이왕 저전는데 머.
후다닥 골목길을 돌아 사라지는 견우.
그녀, 곧이어 대문을 열고 들어간다.
골목길을 뛰어가던 견우, 뒤늦게야 그녀의 가방을 메고 있음을 깨닫는다.
견우 : 에이씨!
다시 돌아서 그녀의 집 쪽으로 달려가는 견우.
집 앞으로 달려와 초인종을 누르려고 하는데, 문이 벌컥 열리고 50대의 남자가 내다본다.
순간 번개가 치고-
견우 : 헉!
순간, 번개와 천둥이 치며 전기가 나간다.

  1. 73. 집 내부

촛불을 가져다 탁자 위에 놓는 남자.
견우가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소파에 앉는다.
두리번거리는 견우.
남자의 아내가 견우의 옆으로 다가와 앉고-
남자 : 이게 정말 우리 딸애 건가?
견우 : 네!
남자 : ...자네 정말 그애하고 같이 왔나?
견우 : 그... 그런대여?
남자 : 우리 딸애를 만났다구? ...그앤... 일주일 전에 죽었네! 남자하고 헤어져서...
고통스러워하더니...
결국... 일주일 전에 자살했단 말이야! 이 친구야!
견우 : ...네?
순간 번개불에 나타나는 그녀의 사진, 검은 리본이 매어져 있다.
으헉 놀라는 견우.
견우 : ...조금 아까까지 같이 완는데...!
그녀의 가방을 안고 흑흑 울어대는 남자.
아내 :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있어요! 여기 어딘가에 있을 거에요.
(허공에 대고)얘야! 너 지금 어디에 있니? 엄마 아빠한테 할 얘기가 있
어서 온 거니? 얘야!
견우, 놀라서 어쩔 줄 모르며 희미하게 보이는 사진을 바라본다.
순간, 전기가 들어오며 실내가 환해진다.
전깃불에 드러나는 그녀의 사진, 자세히 보면 다른 여자다.
견우 : ...!
남자 : 윤주야! 윤주야!
견우 : 저... 죄송합니다. 집을 잘못 찾아왔네요. 똑같이 생겨서...
남자가 안고 있는 가방을 뺏어서 후닥닥 달아나는 견우.
남자와 아내, 한숨과 함께 눈물을 닦으며 허탈, 썰렁한 표정으로 마주보고 있다.

  1. 74. 그녀의 집 안

견우, 소파에 앉아서 겸연쩍은 표정으로 집 안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다.
탁자엔 소주와 안주가 놓여있다.
간간이 그녀의 부모와 눈이 마주치면 억지로 미소를 짓는 견우.
무거운 표정으로 견우를 바라보다가 혼자서 소주를 따루어 홀짝거리는 아빠.
그녀와 그녀의 엄마, 차가운 표정으로 아빠와 견우를 번갈아 주시하고-
말없이 소주를 기울이던 아빠.
아빠 : 자네가 우리 얘의 남자친구라고 할 수 있나?
견우 : ...네...
아빠 : 자넨 우리 얘를 얼마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나?
견우 : ...아직...
아빠 : ... 다음부터 밤늦게 다니지 말아라! --;;
하더니 아빠, 마치 그녀가 술을 마셨을 때처럼 앞으로 푹 고꾸라진다.
견우와 그녀, 엄마, 모두의 시선이 아빠를 따라 탁자로 꽂힌다. 0,.O;;
서로 어쩔 줄 모르고 바라보고만 있는 세사람. --;;;
견우 : (일어나며)저 가보게씀미다.

  1. 75. 골목길

우산을 쓰고 빗속을 걸어가고 있는 견우, 별안간 우뚝 멈춘다.
견우 앗차! 내 가방!
다시 돌아서 그녀의 집 쪽으로 뛰어가는 견우.
그녀의 집 담 밑을 지나가는데-
안에서 그녀와 엄마가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
가만히 서서 그 소리를 듣는 견우. (빗소리에 섞여 거의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들다)
그녀의 엄마 : (소리)너 엄마 마음을 너무 몰라주는 구나. 응? 오늘은 그사람 왜 바
람맞춘 거야!
엉? 엄마가 만나라는 사람이 어때서 왜 매번 바람만
맞추는 거니!
내가 견운가 직년가 그애는 만나지 말라고 했지?
그런 멍청하고 미래도 없는 애를 만나서 어쩌자는 거
야?
그녀 (소리) : 엄마가 참견할 일이 아니잖아! 그애가 뭘 멍청하다고 그래? 엄마가
멍청하니까 멍청한 것밖에 안보이는 거 아냐?
그녀의 엄마 : 너 도대체 왜 이렇게 변했니, 엉?
그녀 (소리) : 내 멋대로 살게 놔두란말야!
이어 문소리가 나고 그녀가 빗속으로 뛰어나온다.
골목으로 숨는 견우.
그녀는 흐느끼며 반대편 골목으로 뛰어가 모퉁이로 사라진다.
그녀를 뒤따라 쫓아가 모퉁이에서 바라보는 견우.
그녀가 한 처마 밑에 서서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다.
더 이상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바라보는 견우.
그녀, 슬퍼보이고-
견우 어쩌질 못하고 있는데, 그녀의 아빠가 우산을 들고 그녀 쪽으로 다가가고 있다.
몸을 숨기며 바라보는 견우.
그녀의 아빠, 그녀의 옆에 다가서며 다독여 주고 있다.
아빠에게 안겨 우는 그녀.
견우, 그 모습을 보며 골목길을 빠져나가고 있다.
(F.O)

  1. 76. 도서관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견우.(장소가 불명확하게 보인다.)
견우(나레이션) : 그 후 그녀에게서 얼마동안은 연락이 엄써씀니다.
핸드폰이 울리자 잠결에 책상에 엎드린 채 받는 견우.
그녀 : 견우야, 나야! 오랜만이지?
견우(나레이션) : 그녀의 목소리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밝아보였습니다. 저도 덩달
아 밝아짐미다.
얼굴이 밝아지는 견우.
견우 : 응... 잘 지내떠?
그녀 : 응... 너 우리 100일 기념일 잊지 않고 이께찌?
견우 : 으응... 벌써 백일 댄나?
그녀 : 넌 여자가 어떨 때 젤 이쁘니?
견우 : 몸매 쫙 빠진 여자가 옷 벗꾸 이쓸 때!
견우의 목소리를 듣고 여기저기서 칸막이 위로 고개를 삐죽삐죽 내밀고 바라보는 사람들.
이제 거기가 도서관이란 것이 밝혀지고, 사람들 눈에는 견우가 보이지 않고 칸막이 너머에
서 목소리만 들려온다.
그녀 : 너 지금 어디써? 기다려!
견우 : 아냐... 아냐... 난 피아노 치고 있는 여자가 젤로 이쁘더라... 물론 벗고 치면
조케찌만...
그녀 : 무슨 곡 젤로 조아하는데?
견우 : 이짜나 조지 윈스턴이 친 거... 따안 따안 따안~ 일케 하는거...
그녀 : 파헬벨의 캐논?
견우 : 그래... 그거...
그녀 : 나한테는 안물어바?
견우 : 넌 남자가 어떨 때 젤로 이쁜데?
그녀 : 난 장미 꽃 한 송이만 주면 대. @->--- 그리고 너 고삘이 때 교복 이찌?
견우 : 왜?
그녀 100일 기념일날, 고삘이 때 교복 준비하고. 장미는... 나 수업시간에 강의실로 갖고
와... 니가 직접! 아라찌?
뚝 끊기는 전화.
견우 : 모라구? 어떠케 수업시간에... 야! 야! 그냥 끄느면 어떠케 해!
견우, 화가 나서 벌떡 일어나면, 도서관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어쩔 줄 몰라하는 견우의 표정에서-

  1. 77. 견우의 집

자기 방에서 모자를 쓴 채 썬그라스를 쓰고 마스크까지 하는 견우, 거울을 보더니 끄떡거린
다.
방 문을 열고 나서는 견우,
엄마가 칼국수를 만들려고 밀대로 밀가루 반죽을 밀다가 도둑인줄로 알고 소리를 지르며 달
려든다.
견우의 母: 누구얏! 도둑이닷! 도둑이야!
견우 : 헉! 0,.O;;
말할 새도 없이 밀대로 배를 맞아 숨이 막히는 견우.
견우 : 꺼억, 꺼억...! ㅠ.ㅜ;;;
견우의 母, 견우를 엎어놓고 올라타서 선그라스와 마스크를 벗겨낸다.
견우의 얼굴이 드러나고-
견우의 母: 견우아냐? 너 미쳐써, 엉? 도대체 무슨 짓을 할려고 그래!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대낮부터 어딜 털러 가는 거야? 유
흥비가 부조캐서 그래, 엉?
이게 도대체 무슨 질알이야! 질알은! 그리고 너! 요즘 부
평에 맨날 와따가따 하면서 고모넨 왜 안들렷!
내가 고모 때문에 귀차나 죽겠단마럇! 오죽하면 너한테
여자 소개해 주게따고 꼬시겐냐, 엉?
들고 있던 밀대로 한 대 더 때리는 견우의 母.
견우 : ㅜ.ㅠ;;;

  1. 78. 견우의 동네 길

선그라스와 마스크를 하고 꽃을 든 견우, 동네 길을 지나가고 있다.
담배가게 주인 : 견우학생! 그렇게 하고 어디가?
견우 : --;;
세탁소 주인 : 견우야! 엄마한테 겨울에 맞겨놓은 잠바 찾아가라고 그래!
견우 : --;;;
중국집 주인 : 견우학생, 쌍꺼풀 수술했어해?
견우 : (멈추며 고개를 푹 숙이는...)ㅜ_ㅜ;;;
견우(나레이션) : 이상함미다. 다들 저를 알아보는데 하필 우리 엄마만 못알아본 거
져? 진짜 엄마 마씀미까? ㅠ_ㅠ;;
이어 무슨 아이디어가 떠올랐는지 썬그라스를 벗으며 중국집 주인을 힘주어 바라보는 견우.

  1. 79. 중국집

중국집 주인이 갸우뚱거린다.
견우가 빈 배달통을 열어 장미꽃 한송이를 넣고 인사를 하며 나간다.
견우 : 여자 대학교 아무나 못드러가는 거 아시져? 이래뵈도 저 잔머리 잘 굴러감
미다.

  1. 80. 그녀의 대학교 앞

견우, 배달통을 들고 유유히 들어가고 있다.
수위실을 지나가려는 찰라-
수위 : 거기! 어딜가? 이리와봐!
견우 : (당당히) 짜장면 배달가는대여?
수위 : ...내가 시켰어. 이리 내려놔! 단무지는 많이 가져와찌?
견우 : 으헉! ㅜ.ㅜ;
입맛을 다시고 있는 수위 아저씨.
견우 : 아차, 단무지 빼노코 와써요... 다시 가져오깨요.
달아나는 견우.
수위 : 야, 짜장면은 주고 가야지!
점프컷
모자와 썬그라스, 마스크를 벗고 꽃을 당당히 들고 들어가는 견우.
견우(나레이션) : 저는 당당히 들어감미다. 꽃배달은 배달 아님미까?
하지만 짜장면을 먹느라 바쁜 수위는 내다보지도 않는다.
견우 : --;;

  1. 81. 그녀의 대학교 복도

넓찍한 복도를 걸어가며 강의실을 찾는 견우.
인터컷-
강의실 문을 벌컥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견우.
여학생들과 교수님이 견우를 주시한다.
그녀도 견우를 바라보고 있고-
견우 : (그녀에게) 여보~! 애가 경끼를 해! 병원에... 빠, 빠알리 가봐!
여학생들과 교수님이 놀라서 그녀를 바라본다.
실망하는 그녀의 표정-
다시 복도-
상상을 하고 킥킥 웃어대는 견우.
강의실의 문 앞에 서서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헛기침도 하더니-
드디어 교실 문을 연다.

  1. 82. 그녀의 강의실

문을 열고 바라보다 입이 쩍 벌어지는 견우. 0,.O;;;;
특강시간이라 교실도 강당같이 큰 데다가 500명이 넘는 아가씨들이 모두 견우를 향해 뒤를
돌아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까마득하게 멀리 보이는 강단, 그리고 강의를 하다가 견우를 보고 있는 교수.
견우, 상상외라 당황스럽지만, 이왕 부딪친 거 당당히 들어선다.
견우, 여기저기 두리번거리지만 학생들이 많아 그녀의 얼굴을 찾지 못한다.
중앙의 통로로 다가가 화끈거리는 얼굴을 붉히며 그녀를 찾는 견우.
그때, 저 멀리 앞자리에서 그녀가 일어서며 견우를 바라본다.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천개의 눈동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견우는 점점 용기를 얻으며 그녀에게 당당히 다가가고 있다.
견우를 미소로 바라보던 그녀, 앞으로 몇걸음 걸어나가 피아노 앞에 앉더니 파헬벨의 캐논
을 치기 시작한다.
그녀가 치고 있는 음악이 견우의 발걸음에 힘을 북돋아 주고-
맨 앞으로 다가가 피아노를 치는 그녀의 뒤로 다가서는 견우,
곡을 끝내고 일어서는 그녀에게 꽃을 바친다.
순간, 우와! 함성과 박수가 요란하게 나고-
견우와 그녀 , 환호 속에 감격하면서 촉촉이 젖은 눈망울로 서로를 바라본다.
이어 학생들이 박수로 장단을 맞추며 구호를 외치기 시작한다.
학생들 : 키쓰! 키쓰! 키쓰! 키쓰!
교수님 : (덩달아)키쓰! 키쓰!
견우, 그 북새통에 진땀을 흘리며 망설이다가 눈을 스르르 감고 입술을 삐죽 내민다.
그녀, 견우의 허리를 덥썩 잡아 감더니 입을 맞춰준다.
학생들, 잠시 숨죽인 듯 조용하다가-
그녀가 입술을 떼자 다시 박수와 환호가 떠나갈 듯 울린다.
학생들 : 우와아! 짝짝짝짝짝-
교수님 : 오늘 수업 끝!
행복하게 마주보고 있는 견우와 그녀. *^___^*
견우 그것으로 끝날 그녀가 아니어씀미다.
(DISSOLVE TO)

  1. 83. 지하철 역 화장실 앞

남녀 화장실에서 각각 나오는 견우와 그녀, 둘 다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있다.
삼룡이 옷처럼 작고 짧은 견우의 교복.
그녀도 고교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1. 84. 소주방

문을 힘차게 열고 들어오는 고등학생 차림의 견우와 그녀.
주인이 가로막자 여유롭게 주민등록증을 내미는 견우와 그녀가 고속으로 보인다.
주인, 황당해 하고-
손님들이 모두 어리둥절해 하며 쳐다본다.
(DISSOLVE TO)
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고 기분 내는 견우와 그녀.
그녀 야! 마셔, 마셔! 오늘 바주께! 갠차나! (담배를 꺼내 물려주며)야! 담배도 펴!
견우 : 선생님이 보시면 어떻게 하라구, 걸리면 정학이야!
그녀 : 갠차나, 갠차나! 내가 이짜나 팍팍 펴!
견우 : 너 대게 조은 하꾜 다니는구나, 조케따!
견우(나레이션) : 우리는 오랜만에 아름다운 학창시절로 돌아가씀미다.

  1. 85. 나이트 클럽

견우와 그녀가 신분증을 보이며 당당하게 나이트 클럽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슬로우로 보인
다.
맥주를 마시며 신나게 떠들어대는 고등학생 복장의 견우와 그녀.
(DISSOLVE TO)
쿵광쿵꽝 테크노뮤직이 울려퍼지고, 스테이지에 가득찬 사람들이 춤에 취해있다.
스테이지의 중간에서 춤을 추는 그녀와 견우.
그녀와 견우가 이리저리 휘젓고 있자 사람들이 밀려나고-(견우는 <쉘위댄스>의 가발맨 처
럼 춤을 춘다.
결국 두 사람이 스테이지를 장악한 채 신나게 춤을 춰댄다.
멍하게 바라보는 사람들.
춤을 추는 견우와 그녀, 슬로우로 변하더니 프리즈 프레임이 된다.
견우 우리가 다녀간 이후로 그 나이트 클럽은 한 달에 한 번씩 추억의 교복 무도회를 연다
고함미다.

  1. 86. 거리

차들이 휙휙 지나가고 있고,
이어 취한 그녀를 업고 택시를 잡으려 차도로 들어서는 견우.
견우 그날... 그녀는 또 무너져씀미다.
그녀를 업고 택시를 잡으려고 이리저리 뛰는 불쌍한 견우.
그때, 남자 한 명이 지나가며 견우에게 뭔가를 준다.
남자 : 에이즈를 예방합시다!
견우가 받아들면 콘돔이다.
주머니에 쑤셔 넣으며 택시를 잡는 견우.
택시들은 잘 안세워주고 그냥 달아난다.

  1. 87. 택시 안

모범택시 내부. 그녀가 견우에게 기대 잠을 자고 있다.
입가에 미소를 띤 채 행복한 꿈을 꾸는 듯한 모습의 그녀.
견우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바라본다.
견우(나레이션) : 그녀는 지금 행복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얼마전 여관에서 취해 잠을 자고 있던 그녀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임미다.
그녀의 아픔은 이제 치유된 걸까요? ...그건... 제가
그녀 곁에 더 이상 없어도 된다는 뜻일지 모릅니다.
견우 : (운전사에게) 좀... 천천히 가세요.

  1. 88. 그녀의 집 거실

견우와 그녀의 아빠, 엄마가 앉아있다.
심각한 표정의 엄마와 아빠.
그녀의 아빠, 소주잔을 기울인다.
아빠 : 한 잔 할래?
견우 : 아니... 대씀미다.
아랑곳 않고 견우에게 술을 따뤄주는 아빠.
견우, 술을 마시려고 고개를 돌리자 그녀의 엄마와 얼굴이 마주친다.
미소로 얼버무리며 술을 드리키는 견우.
술맛이 싱겁자 갸우뚱하는 견우.
아빠 : ... 졸업하면 뭘 할 건가?
견우 : ...사실... 아직 뚜렷하게 생각해 본 건 엄씀미다.
아빠 : ...자네 주머니에 있는 소지품들을 좀 볼 수 있나?
견우 : ...예?
견우, '돋대따'는 표정으로 망설이더니 주머니에서 소지품들을 주섬주섬 꺼내 놓는다.
아래로 툭 떨어지는 콘돔.
아빠, 콘돔을 집어 바라보고 있다.
주머니에서 나오는 담배, 라이터, 핸드폰, 새 지갑, 동전, 그리고 야한 사진의 명함 등등-
아빠 : (콘돔을 보며)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
견우 : ...예... 에이즈 추방하는데 쓰는 거라고... 배웠는데... 아직... 못써바씀미다.
...사실은 길에서...
아빠 : 됐네!
이어 야한 사진의 명함을 들어보는 아빠. 견우가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이어 아빠, 라이터를 집어 '날아라 영계'란 글자를 바라본다.
아빠 날아라 영계가 뭐하는 덴가?
견우 : 저... 삼계탕 집인가 본데... 여? --;;;;
라이터를 뒤집자 '확실히 보여드립니다' 라고 써있다.
글씨를 보더니 견우를 이상하게 보는 아빠.
견우 : ... 맛을 확실히 보여준다는 뜻인거 가튼데... --;;;;;;
끄떡이며 술을 드리키는 그녀의 아빠.
아빠 : 우리 딸애 어떻게 생각하나?
견우(나레이션) : 저는 당당히 말할 수 이써씀미다.
견우 아직은 친구로 지내고 이씀미다. 너무 걱
정마세여...
만약에 서로 좀 더 가까워지게 된다면 꼭 말씀
드리게씀미다.
그때, 그녀의 엄마가 아빠를 쿡쿡 찌르며 빨리 말하라고 신호를 보낸다.
아빠 : 우리 딸애... 그만 만나게.
그 말을 끝낸 아빠, 앞으로 푹 고꾸라진다.
쿵-
견우 : 0,.O;;;;
엄마 : 어머, 이상하네? 술에 물을 탔는데...?
(DISSOLVE TO)

  1. 89. 거리(저녁무렵)

견우가 터덜터덜 걸어가며 전화를 걸고 있다. 몇번 신호가 울릴 때 그냥 끊어버리는 견우.
견우, 맥이 빠지며 고개를 푹 숙인다.
견우 그후로 그녀의 전화가 엄써씀미다. 싱겁지만 우린 그렇게 헤어진 게 분명함미다.
그때, 견우를 스쳐 지나가는 잘 빠진 여자.
자신도 모르게 눈동자가 그녀를 쫓는 견우.
견우 난 그녀와 헤어졌다. 이제 자유다. 전 그렇게 자위해씀미다.
서서히 미소를 띠는 견우의 표정.
이어 견우가 그녀를 뒤따라가 뭐라고 말을 붙인다.

  1. 90. 까페 안

성공을 한 듯 까페로 들어오는 견우와 여자.
그때, 핸드폰이 걸려온다.
견우 : 여보세요?
그녀 : (소리)나야, 오늘 일곱 시까지 그 까페로 와. 만나자.
견우 : ...왜?
그녀 : ...뭐? 왜? ...나 오늘 남자 만난단마랴. ...사십 오분 내로 왓!
견우 : ...나도 여자 만난단 말야!
끊어지는 전화.
견우, 심통이나서 시무룩해진다.
(DISSOLVE TO)-
꼬신 여자와 까페에서 맥주를 마시며 떠들어 대는 견우.
견우(나레이션) : 저는 어떠케 할지 결정을 하지 못하고 술을 마셔버렸씀미다.
견우의 핸드폰이 울린다.
그녀 : 오고 있는 거야?
견우 : 나도 여자하고 가치 이딴마랴!
그녀 : 빨리와.
뚝 끊어지는 전화.
견우,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키고 또 시킨다.
맞은편의 여자도 엄청 잘 마신다.
(DISSOLVE TO)
발그레하게 취한 견우와 여자.
마주보고 비실비실 웃는다.
맥주 잔을 부딪치며 또 마시는 견우와 여자.
견우의 전화기가 또 울린다.
전화기 밧데리를 빼버리는 견우, 그리곤 여자에게 히히덕 웃어준다.
따라 웃는 여자.
견우, 일어나 화장실로 간다.

  1. 91. 화장실 안

견우가 비실비실 걸어가 쉬를 하고 있다.
곧이어 남자 화장실로 들어오는 여자.
견우 : 0,.O;;;
여자, 씨익 웃더니 남자 변기 앞에 서서 지퍼를 쭈욱 내린다.
견우, 그녀의 거시기를 내려다보고 눈이 휘둥그래진다. @,.@;;;;
여자(?) : 술 취하면 자꾸 옛날 버릇이 나와서... 서서 봐요.
오줌빨이 뚝 끊어지는 견우 글면서 벽을치며 운다..

  1. 92. 그 까페(밤)

시무룩하게 들어서는 견우.
그녀는 남자와 앉아있다.
자리로 다가가는 견우.
견우 : 안냐세여?
그녀 : (남자에게)견우씨에요.
견우 : ...!
석원 : 차석원이라고 함니다. 반갑씀미다.
견우 : 네... 반갑습미다.
자리에 앉는 견우, 하지만 서먹서먹 말이 없는 그들-
그녀 : 정말 다른 여자하고 이써써?
견우 : 아니... 남자랑 이써찌! --;;;
웨이터 : 뭐 드시게씀미까?
견우 : 커피여.
그녀 : 콜라 마셔두 대.
견우 : ...커피 마시께...
할 말이 없이 다소곳이 앉아있는 그녀와 견우, 석원.
석원 견우씨, 행복하겠어요? 제가 귀 따갑게 들었거든요. 아주 좋은 친구 같아요.
견우 : (혼자서)... 친구!
말없이 앉아있는 그녀를 바라보는 견우.
그녀, 견우의 눈길을 의식하지만 돌아보지 않고 있다.
그녀 : (일어나며)나 화장실좀 가따 오께...
그녀, 화장실로 향한다.
뒤따라 일어나 그녀를 쫒아가는 견우.
그녀, 견우가 쫓아오는 걸 알고 멈춰선다.
그녀 : 왜?
견우 : ...이리와.
그녀의 손을 잡고 계단 입구로 데려가는 견우.
그녀 : ...석원씨 어때?
견우 : 잘 모르지만 나쁜 것 같진 않아. 너... 옛날에 헤졌다던 남자... 저사람 아니
지?
그녀 : ...응! 어떠케 아라써?
견우, 그녀를 가까이 당겨 목걸이를 풀러준다.
견우에게 안긴 것같아 이상한 느낌의 그녀, 어쩔 줄 모르고 서있다.
그녀의 주머니에 목걸이를 넣어주는 견우.
견우 : 새 남자 만날 땐 지난 일 잊어... 아라찌?
그녀 : ...어떻게 아란냐구?
견우 : ...이 목걸이 ...헤어졌다던 그 남자가 준거겠지?
단순히 헤어진 거라면 그 목걸이 ...하고 다니지 않았을 거야... 니
성격에...
그리고 너... 가끔... 그 남자한테서... 벗어날 수 엄따고 말해찌?
그건 니가 사랑했던 사람이... 이 세상에 없다는 뜻 아냐?
끄떡이는 그녀, 눈물이 핑 돌 것 같다.
그녀 : 저 사람은... 그전부터 엄마가 만나보라고 한 사람이야... 엄마 등살에... (기
분을 바꾸며) 나쁜 사람같진 않지?
견우 : 응... 내 말 잘 들어... 난 갠찬치만... 잘 모르는 남자 앞에서는 성질 조금만
죽여...
남자들은 여자다운 거 더 좋아하자나... 글구... 술 절대로 세잔 이상 마
시지마...
여자가 술먹고 쓰러지는 거 이용하는 남자들 많아...
그녀 : 너!
견우 : 글구 ...나한텐 갠찬치만 ...다른 남자한텐 뭐든 한 번 져줘봐... 이길려고 하
지 말고... 좋아할 거야... 아라찌?
견우, 안으로 들어가고-
그녀, 그 장소에 서서 움직일줄 모르고 있다.
이어 석원의 앞자리로 와서 앉는 견우
견우 : 저... 제 부탁 들어주실 거죠?
석원 : 뭔데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견우 : 쉬운 일이에요... 쟤한테 여자다운 거 요구하지만 않으면 대여...
그리고 술은 세잔 이상 먹이면 안되구여... 아무나 패거든여...
까페에 가면 콜라나 쥬스 마시지 말고 커피를 드세여... 글구...
가끔 때리면 안아파도 아픈 척하거나 아파도 안아픈 척 하는 걸 조아해
여... 쟤.
만난지 백일이 되면 강의실에 찾아가서 장미꽃 한 송이를 내밀어 보세
여... 너무 조아할 거에여...
검도하고 스쿼시는 꼭 배우세여... 글구 가끔 유치장에 가는 것도 감수
할 수 이써야 대여. ...
가끔 죽인다고 협박하면...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세여... 그래
야 편해요...
...가끔 다리가 아프다면 신발도 바꿔신어 주세요... 마지막으로... 쟤...
글쓰는 거 좋아하거든요...
칭찬 많이 해 주세요...
석원 : ...!

  1. 93. 화장실 안

그녀가 물로 얼굴을 씻어내리고 있다.
거울을 보더니 밖으로 나가는 그녀.

  1. 94. 까페 안

그녀, 석원의 앞자리로 다가가 앉아서 두리번거린다.
그녀 : 견우씨는... 요?
석원 : 먼저 갔씁니다. 제가 지켜야 할 수칙을 적어도 열가지는 알려줬어요. 저 암
기력 좋거든요? 외워볼까요?
첫 번째, 여자다운 거 요구하지 마라.
두 번째, 술은 세잔이상 먹이지 마라.
세 번 째, 까페에선 커피만 마셔라,
네 번째, 때리면 아파도 안아픈 척 해라.
그녀, 석원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뛰어나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
음악이 흐르며-
점점 잦아드는 석원의 목소리-
그녀의 갈등이 점점 커진다.
석원 : 다섯 번째, 백일 기념일 되면 강의실에 장미 한송이를 갖다 바쳐라.
여섯 번째, 검도하고 스쿼시를 꼭 배워라.
일곱 번째, 가끔 유치장에 가는 것도 감수해라,
여덟 번째, 다리가 아프다면 신발도 바꿔신어라,
아홉 번째, 죽인다고 협박하면 진짜 죽는 줄 알아라.
열 한 번째, ...
그녀, 결국 눈가에 이슬이 스르르 맺히더니 갈등을 끝낸 듯 일어서 뛰어나간다.
석원 : ...?

  1. 95. 거리

두리번 거리며 거리를 뛰어가고 있는 그녀.
광장을 가로질러 지하철역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1. 96. 전철역

지하철 역 안으로 뛰어들어오는 그녀.
표도 사지 않고 개찰구를 넘어 뛰어간다.
역 안으로 뛰어가는 그녀.
많은 사람들 틈에서 견우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승강장의 문자판에 'XX행 열차가 전 역을 출발했씀미다'라고 떠오른다.
마음이 급해진 그녀.
그녀 : 견우야!
그녀의 목소리는 안내방송에 묻혀 잘 들리지 않는다.
그녀 : 견우야!
낯모르는 사람들만 돌아볼 뿐-
낙담스런 그녀, 다른 곳으로 뛰어간다.

  1. 97. 지하철 관리 사무실

그녀가 문을 열고 뛰어들어온다.
역무원이 일을 하다가 돌아 본다. (여관 주인과 조폭 두목, 학교 수위를 닮음)
역무원 무슨 일로 오셔씀미까?
그녀 급하게 부탁드릴게 있어요!

  1. 98. 지하철 역 안

견우, 사람들에 섞여 지하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사람들이 문자판을 올려다보면서 '뭐야? 견우가 누구야?' 하고 쑤근거린다.
그 소리에 문자판을 올려다 보는 견우.
'견우야! 에스컬레이터 아프로 와! 안오면 두거! .
기다리고 이쓰께. 빨리와! 아라찌? ^^;;;' 라고 써진다.
눈이 휘둥그래지는 견우, 괜히 감격에 글썽인다. *^______________ㅠ*
사람들, 놀란 눈으로 서로 바라보고-
견우, 밀려오는 사람들을 헤치고 에스컬레이터로 오른다.
사람들, 글자판을 보고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몰려오며 올려다 본다.
에스컬레이터는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데, 견우는 마치 다람쥐처럼 위로 뛰어오르고 있다.
위쪽 에스컬레이터 입구에 모습을 드러내는 그녀.
에스컬레이터를 거슬러 올라가 그녀에게 달려가는 견우,
그녀를 덥썩 껴안는다.
사람들이 모두 바라보며 박수를 쳐준다.
그녀, 잠시 포옹을 받아주는 듯 하더니-
그녀 : (글썽이며)누가 껴안으래썻!!
견우의 턱을 사정 엄씨 날리는 그녀.
견우, 퍽 맞고 턱이 휙 돌아간다.
견우 : ㅜ.ㅠ;;
사람들 : 0,.O;;;
그녀 : (미소와 눈물) 바보야! 피했어야짓!
다시 포옹하는 그녀와 견우.
(DISSOLVE TO)

  1. 99. 그녀의 집 앞

집 앞으로 다가오는 견우와 그녀.
그녀 : 들어갈게... 가...
견우 : 먼저 들어가.
그녀 : 아냐... 먼저 가.
서로 헤어지지 못하고 서서 바라보고 있는 견우와 그녀.
그녀가 피식 웃자 견우도 같이 피식 웃는다.
이어 서로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견우와 그녀.
견우(나레이션) : 전 그녀의 심정에 대해서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함
미다.
그녀와 전 지금 갈래길에 서있는 것이 분명함미
다. 우리는 도대체 어떤 사일까여?
지금과 같은 관계가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을까
여?
키스하려고 견우의 입술이 가까워지고 있다.
뒤로 약간 빼던 그녀, 입술을 허가해준다.
둘의 입술이 닿는 순간, 그녀의 등뒤의 초인종이 눌러지고 딩동 소리가 난다.
입술을 떼는 견우와 그녀.
인터폰 : 누구세요?
그녀 : (견우의 얼굴을 바라보며) 나에요, 아빠.
바로 문이 열린다.
아쉬운 듯 바라보다가 뒤돌아 뒤어들어가는 그녀.
한숨을 쉬며 우두커니 서있는 견우에서.
(DISSOLVE TO)

  1. 100. 견우의 집

편지를 쓰고 있는 견우.
조금 쓰고 찢고, 또 조금 쓰고 찢으며 글을 쓰고 있다.
그 위에-
견우(나레이션) : 그녀는 제게 편지를 써서 가져오라고 해씀미다.
편지지에 직쩝 써야 됨미다. 저는 제 마음을 충
분히 표현하기 위해서 단어들을 고르고 골라씀미다.
처음에 그녀를 만나 쓸 땐 주제넘게 그녀의 아
픔을 치료해주겠다고 해씀미다만...
갈수록 그녀에게 미련이 생김미다. 우리 사이가 좀 더
분명해쓰면 하는 욕심도 생김미다.
편지에 그런 내 심정에 대해 쓰고 이씀미다. 그
녀도 아마 지금 제게 편지를 쓰고 이 쓸 검미다.
견우가 편지를 쓰는 동안, 전철에서 처음 만났던 장면,
여관에서 그녀의 자는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
강의실에 꽃을 전해주고 입맞추는 장면,
그녀가 전철역에서 부르는 장면 등등이 스쳐지나간다.
견우 ...우리는 그러케 헤어짐을 준비하고 있어씀미다.
(F.O)

  1. 101. 산

등산을 하고 있는 견우와 그녀.
계곡을 따라 맑은 물이 흐르고, 땀을 흘리며 산을 오르는 견우와 그녀.
산 꼭데기-
산 아래로 강물이 흐르고 있다.
말 없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견우와 그녀.
그녀 : 견우야, 저기 보이는 산봉우리 이찌? 보이지?
견우, 까마득히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를 본다.
견우 : 응, 보여.
그녀 : 여기서 소리지르면 저기까지 들릴까?
견우 : 들리게찌? 아니, 안들릴 꺼 가튼데?
그녀 : 한 번 가봐! 내가 여기서 소리 지를테니까 들리면 대답해!
견우 : 뭐라구? 저기까지 가보라구? 0,.O;;;
그녀 : 응!
견우 : ㅜ.ㅜ;;;;

  1. 102. 정상

낑깅대며 산 봉우리로 올라가는 견우, 개미보다 더 적게 보인다.
간신히 산 봉우리에 올라 손을 흔드는 견우.
손을 흔들며 소리지르는 그녀.
그녀 : 견우야! 들려어?
그녀, 귀를 기울여 봐도 견우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그녀 : (큰 소리로)견우야! (작은 소리로) 미안해... 나 정말... 아무래도 극복할 수
없나봐.
견우의 외침, 뭐라고 하는지 잘 들리지 않는다.
그녀 : (큰 소리로)견우야! ...미안해! (작은 소리로)미안해...
눈물을 흘리는 그녀.
그녀 : (큰 소리로)견우야! (작은 소리로)나도 어쩔 수 없는 여잔가봐!
난...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큰 소리로)그래애! 난 여자야!
어쩔 수 없어!
나... 극복이 안돼! 극복할 수 없어!
더 이상 소리를 지르지 못하고 흐느끼는 그녀.
(DISSOLVE TO)

  1. 103. 동. 정상

산 아래로 굽이치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
견우가 지친 모습으로 다가오자 눈물을 싹싹 닦고 활짝 웃는다.
다가와 픽 쓰러지는 견우.
견우 : 우와! 멀다!
그녀 : (일어나며) 내려가자!
견우 : 좀 쉬었다 가야짓! .
그녀 : (내려가며) 뭐가 힘들다고 그랫?
앞서서 걸어내려가는 그녀.
견우, 눈알이 팽팽 돌지만 억지로 일어나 그녀를 뒤따른다.
견우 : 가치 가야짓!
(DISSOLVE TO)

  1. 104. 강이 보이는 나무 아래.

강이 내려다 보이는 호젓한 언덕의 나무 한 그루,
무성한 잎파리들이 저녁무렵의 바람에 일렁인다.
그 나무 아래에 앉아 강물을 바라보는 견우와 그녀.
그녀, 등산가방을 연다.
견우는 먹을 것인줄 알고 입맛을 다시고 있다.
그녀의 등산 가방 안에서 나오는 타임캡슐.
그녀 : 너 편지 가져와찌?
견우 : 그게 모야?
그녀 : 타임캡슐!
견우 : ...?
그녀 : 우리 편지를 여기따 넣어서 땅에 묻는 거야. 글구 2년 후에, 오늘 이 자리에
서 만나자.
우리... 그날 다시 만나서 편지를 읽어보면 뭔가 답을 얻을 수 이쓸 지도 몰라.
견우(나레이션) : 그녀는 헤어지자는 말을 그렇게 대신했고, 저는 마음속으로 2년이
란 긴 시간이 아니라고 되뇌이고 되뇌어바씀미다.
편지를 타임캡슐에 넣는 그녀와 견우.
타임캡슐을 잠그며 날짜를 맞추는 견우와 그녀.
그녀 2년 후, 오늘 오후 2시에 열리는 거야.
견우, 끄떡인다.
이어, 나무 아래의 땅에 묻고 그 위에 돌을 쌓아 작은 무덤처럼 만드는 그녀와 견우.
견우(나레이션) : 2년 후에나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씀미다.
2년 후에 다시 만난다면 그녀와 나 모두 달라
져 이 쓸 검미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가까워지던지 아니
면 아주 헤어지던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엄씀미다.
눈에 이슬이 맺힌 듯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하는 두사람.
돌무덤을 배경으로 산을 내려가는 두사람.

  1. 105. 강가

강물을 보면서 작은 돌 하나를 집어드는 견우.
그녀 : 이 강물 얼마나 깊을까?
견우 : 0,.O;;
견우의 표정을 보더니 킥킥 웃는 그녀.
그녀 : (목걸이를 꺼내 주며) 이거 강물에 던져.
견우 : 왜?
그녀 : ...니가 던져야지 더 멀리 나가지.
망설이던 견우 있는 힘을 다해서 강물에 목걸이를 던진다.

  1. 106. 기차역

기차가 힘차게 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기차를 기다리던 견우와 그녀, 서로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서있다.
기차가 다가와 멎고-
그녀 : ...먼저 가.
견우 : ...!
그녀 : ...우리 여기서 헤어지자.
견우 : 같이... 가야지...
그녀 : 아냐... 난 다음 기차로 갈게... 그게 좋을 거 같애...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견우, 그리고 외면하는 그녀, 눈물이 글썽인다.
이윽고 결심한 듯 기차에 올라타는 견우.
견우 : 2년 후에 만나는 거야!
그녀 : 응... 2년 후!
견우 : 2년!
그녀 : 잘가!
견우 : 잘가!
기차가 출발하고, 서로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견우, 이를 악물고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는다.
입술을 떨며 슬픔을 참고 있는 견우.
멀어지는 기차를 바라보며 입술을 깨무는 그녀.
견우, 고개숙이고 앉아있다가 도저히 그냥 헤어질 수 없다는 듯 몸을 일으켜 문쪽으로 뛰어
간다. (슬로우)
기차가 멀어지는 동안 어쩔줄 몰라하며 서있던 그녀, 기차를 따라 뛰어가기 시작한다.(슬로
우)
달리는 기차문으로 달려와 심호흡을 하며 휙 뛰어내리는 견우.
동시에 달리는 기차를 따라잡아 간신히 올라타는 그녀, 한숨을 놓는데-
기차에서 뛰어내려 뒹구르는 견우가 그녀의 눈에 스쳐지나간다.
그녀 : 견우야!
그제서야 그녀가 기차에 올라탔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견우.
견우 : 어?
그녀 : ...!
자리가 뒤바뀐 견우와 그녀.
기차에 탄 그녀는 안타까워하며 멀어져가고-
견우는 닭 쫓던 강아지처럼 허탈해 하며 멀어지는 기차를 바라보고 있다.
견우 : (나레이션)우리는 그렇게 헤어져씀미다.
(F.O)-
암전되 상태에서 '연장전'이란 자막이 뜬다.
견우(나레이션) : 저는 그녀와 헤어진 후 허전함을 이길 수 엄써씀미다. ...
전 추억을 생각하며 인터넷에 그녀와 이써떤 일
들을 올리기 시작해씀미다.

  1. 107. 견우의 집

화면이 밝아지면 견우가 컴퓨터를 보며 그녀와 만나던 순간에 대해 쓰고 있다.
견우 : 그리고 전 일케 생각해씀미다. 만약 그녀를 다시 만나면 뭔가 달라진 모습
을 보여주자...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 그녀와 내 미래를 위해서...

  1. 108. 스쿼시 경기장.

혼자서 운동복을 입고 라켓과 공을 들고 나오는 견우.
공을 벽에 탁 친다.
벽을 맞고 돌아온 공, 견우의 얼굴에 정통으로 맞는다.
아무리 이리저리 피해도 견우의 얼굴로 날아오는 공.
점프컷으로 계속 공에 맞는 견우의 모습이 보여진다.
견우(나레이션) : 어떠케 내가 치는 공도 내 얼굴로만 날아오는 걸까여? ㅠ,, ;;;

  1. 109. 수영장

수영복을 입은 견우, 멋지게 다이빙을 해서 물 속으로 쭈욱 밀려간다.
물 속에서 떠오르는 견우, 갑자기 허우적거리며 난리를 부린다.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보는 사람들.
견우, 익사 직전에 몰려있고-
사람들이 견우를 구하려고 물로 뛰어들어 헤엄쳐가고 있다.
(DISSOLVE TO)
아줌마들이 쭈욱 늘어서서 벽을 잡고 물장구를 치고 있고,
한 쪽 구석에 견우도 벽을 잡고 물장구를 치고 있다.

  1. 110. 헬스 체육관

한 근육질의 남자가 역기를 들더니 목 뒤에다 걸치고 앉았다 일어났다 하고 있다.
알통하나 없는 견우, 따라한답시고 간신히 목 뒤에 역기를 얹는다.
앉았다가 다시 일어서지 못하고 앞으로 푹 고꾸라지는 견우.
쿵!!
견우, 역기의 손잡이와 바닥 사이에 목이 껴서 일어나지 못하고 낑낑매고 있다.
눈을 껌뻑거리며 썰렁한 표정으로 견우를 내려다 보는 근육질 남자.

  1. 111. 검도장

목검을 들고 대련하는 사람들-
한 쪽 구석에 견우가 벽을 보고 한 동작만 열심히 반복하고 있다.

  1. 112. 견우의 집

밥을 먹는 견우, 숟가락을 든 손이 올라가지 않자 머리를 숙이며 밥을 먹는다.
(DISSOLVE TO)
견우 전 매일매일 쉬지안코 통신에 그녀와의 일들을 써나가씀미다.
컴퓨터 앞에서 타이핑을 하는 견우. 팔이 아파서 주무른다.

  1. 113. 피아노 학원.

어린아이들이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배우고 있다.
그 옆에서 아이들과 같이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 견우.
견우(나레이션) : 저는 2년 동안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씀미다.

  1. 114. 몽따쥬

스쿼시를 배우고, 헬스를 하고, 수영을 하고, 검도를 배우고, 통신을 올리고, 피아노를 배우
는 견우.
점점 모든 실력들이 좋아져서 스쿼시도 척척 잘 받아내고, 검도 대련도 하고, 수영도 폼나
게 하고,
피아노로 '나비야 나비야'를 자연스럽게 치게 되는 견우.

  1. 115. 신씨네

견우가 들어온다.
견우에게 시나리오를 받아보다가 토한 직원, 멀뚱이 바라보다가 두려운 듯 얼굴을 돌린다.
--;;;
견우 : 저, '엽기적인 그녀' 쓴 사람인데여... 오늘 만나기로 해꺼든여? ^^;
직원 : 네에? (믿어지지 않는 표정)
견우(나레이션) : 신씨네에서 인터넷에 뜬 내 글을 보고 그녀와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자고 제의가 와씀미다.
그녀의 꿈은 결국 제가 이루게 된 검미다. 저는 지
금 당장이라도 그녀한테 알려주고 싶지만...
그날까지 참을 수바께 엄씀미다.
<거짓말> 포스터 앞에서 신씨네 직원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견우.
(DISSOLVE TO)

  1. 116. 강이 보이는 나무아래

(F.I)
프롤로그 처럼-
야전삽을 낀 등산가방을 멘 견우가 기차길을 내려다 보고있다.
기차가 멀리 떠나고 있고, 그쪽으로 오는 여자는 없다.
(DISSOLVE TO)
황혼이 깔리기 시작하고-
견우 오늘 그녀는 오지 안아씀미다. 우리의 약속은 오늘 뿐임미다. 내일이나 모래온다는 보
장도 엄씀이다.
(DISSOLVE TO)
혼자서 돌들을 들어내고 땅을 파내는 견우, 타임캡슐이 나온다.
떨리는 심정으로 타임캡슐을 꺼내 보는 견우, 2년이란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캡슐을 여는 견우.
툭 튀어나오는 두꺼비.
땅으로 내려앉아 어디론가 가버린다.
견우 : 이넘이 어떠케 들어가쓸까여? 불가사이임미다. --;;
캡슐 안에는 옛날에 넣었던 것처럼 편지 두 장이 들어있다.
그녀의 편지를 꺼내 바라보는 견우.
편지를 뜯어낸다.
깨알같은 그녀의 글씨-
그녀의 목소리로 읽혀진다.
그녀 : 견우야? ...견우야, 안녕? 나 너 만나는 동안, 너무 재밌었어. ...
엄마가 너 만나는 거 좋아하진 않았지만... 엄마도 내 고집 꺽을 수 없
다는 거 잘 알아...
문제는 내 마음 속에 있었어. ...네가 알고 있듯이 나... 사랑하던 사람...
죽었어...
너와 처음 만나던 날... 그 사람이 세상을 떠난지 1년 되던 날 이었어.
...나 사실 너한테서 그사람의 모습을 찾으려고 했었어... 그럼 안되는
건데... 미안해.
...나 그사람, 너처럼 전철에서 처음 만났어. 옛날엔 나, 몸이 약했었거
든...

  1. 117. 몽따쥬(편지 내용)

사람이 가득 찬 전철 안
고등학생의 그녀가 손잡이를 잡고 서있다가 스르르 코피를 흘린다.
팔걸이 옆에 서 있던 그 남자(얼굴은 보여주지 않는다.)가 손수건을 꺼내준다.
손수건으로 코피를 닦는 그녀.
전철역 승강장
벤치에 앉아있는 그녀와 그남자, 그녀가 손수건을 돌려준다.
그녀 : (편지)우린 그렇게 만났어. ...그 사람... 내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해줬어....너처럼...
석촌호수
그녀 : 날 위해서 물 속에 뛰어들 수 있어?
그남자, 물로 뛰어든다. 좋아서 입이 벌어지는 그녀.
그남자, 호수 속에서 그녀에게 물을 끼얹는다. 깔깔 웃으며 달아나는 그녀.
교실
여자 고등학교 교실
그 남자가 수업시간에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그녀에게 장미 한 송이를 내밀어 준다.
여학생들과 선생님, 멍하니 바라보고 있고-
그녀, 행복감에 젖어있다.
스쿼시 경기장
그 남자와 스쿼시를 하고 있는 그녀.
검도장
그녀와 그 남자, 검도를 하고 있다.
까페
멀리 보이는 옥상에서 석양을 배경으로 남녀가 손을 맞잡고 춤을 추고 있다.
석양빛을 받은 그녀와 그 남자, 그 환상적인 광경을 경이롭게 바라보고 있다
.

등산을 하며 손을 잡아주는 그 남자.
나무아래
그녀, 무릎에 그 남자를 눕히고 강가를 바라보고 있다.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 산들바람이 나뭇잎을 가볍게 흔들고 있다.
그녀 : (편지)우린 그 나무 아래서 미래를 약속했는데... 근데 그 남자...죽고 말았
어..
강가
그녀와 그 남자의 母, 멀리서 배를 타고 뼛가루를 뿌리는 그 남자의 父를 바라보며 울고 있
다.
그녀 : (편지)난 그 남자한테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어.
나 너를 만나고 있는 동안에도 ...그 사람 어머니 가끔 만났어...
그 사람 어머니... 날 얼마나 위해주는지 몰라...
가끔 좋은 남자 있다고 소개해 주시겠다는데...
그럴 수 없잖아... 나... 너를 처음 만나던 날...
그 나무 아래에 왔었다. 나... 그 남자한테 기도했어... 너무 괴로
워서 ...벗어날 수 있게 해달라고...
전철 안
전철에 치일 뻔 하는 그녀를 견우가 구해주는 장면-
이어, 팔걸이 옆에 팔짱을 끼고 서있는 견우의 모습.
코피 흘리는 그녀를 바라보던 '그 남자'의 모습과 견우가 잠시 겹쳐진다.
그녀 : 너를 만난 순간 난 생각했어... 그 사람이 견우... 널 소개해준 것이 아닐까 하고
...근데 ...너를 만나면 만날수록 ...내 마음속에 있던 그 사람이 질투를 하고 있
는 것만 같았어...
네가 좋아지는 만큼 죽은 그 사람한테 죄책감을 느껴지는 거야... 그래서... 난
... 네가 없는 동안,
그 사람을 나 혼자서 잊어보고 싶었어... 그렇지 않고 너를 만나면 너한테도 잘
못하는 거잖아,
그치? 만약 2년 후에도 내가 네 옆에 없다면 난 아직 용기가 없는 거야.
2년이 지나면 우린 어떻게 변해 있을까... 마치... 넌 미래에 살고 있고...
난 과거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야... 빨리 다시 만나서 네 편지 읽고싶어...
편지를 보며 눈물을 글썽이는 견우.
견우, 나무와 강물을 바라보며 예전과 다른 느낌을 갖는다.
주변이 어두워져 가면서 나무와 견우가 씰루엣으로 남아있다.
견우(나레이션) : 저는 그날 이후, 시간만 나면 그 자리에 찾아가씀미다.
혹시 그녀가 와따가지 아나쓸까... 올 때마다 타
임캡슐을 열어봐씀미다.
(DISSOLVE TO)

  1. 118. 나무아래

견우가 다가와 돌들을 들치고 타임캡슐을 꺼내본다. 그녀의 편지와 견우의 편지가 변함없이
들어있다.
그녀의 편지를 다시 읽어보는 견우.
DISSOLVE

  1. 119. 동. 나무아래

낙엽이 뚝뚝 떨어지는 나무 아래-
DISSOLVE-
눈이 쌓인 나무, 타임캡슐 자리의 돌무덤에도 눈이 소복히 쌓여있다.
DISSOLVE-
나무에 파릇파릇 잎이 돋아나고 있다. (그 위에)
견우 : 저는 가끔 그녀가 했던 말을 생각해봅미다. 내가 왜 존재하는 것일까...
난 정말 그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차라리 그녀가 과거의 추억 속
에 살고 있는 것이 낫지 않을까...

  1. 120. 동. 나무아래

다시 여름이 된 동산의 나무.
롱숏으로 보여지는 화면-
늙은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다가가 돌무덤을 바라보다가 그 옆에 앉아 담배를 피운
다.
가까이 다가가면 견우가 늙은 것같은 생김새의 노인이다.
멀리 아래로 흐르는 강물과 지나는 기차를 보고 있다.
얼굴에 보이는 세월의 주름.
그 노인 아래로 한 여자가 올라오고 있다.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는 노인.
여자가 가까이 다가오면, 바로 그녀다.
가까이 다가와 나무에 기대서 강물을 바라보는 그녀.
노인이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본다.
그녀 : 왜 자꾸만 그렇게 쳐다 보세요?
노인 : 응... 너무 이뻐서... 선녀가 올라오는 줄 알았어.
그녀 : *^^*
노인 : ...
그녀 : 할아버지는 여기 자주 오세요?
노인 : 가끔 오지... 이 나무에 비밀이 있거든...
그녀 : 저도... 이 나무 아래에 비밀이 있어요.
노인 : ...그래?
그녀 : 삼년 전에 남자친구하고 이 아래에 편지를 묻어놨어요. ...할아버지의 비밀은
뭐예요?
노인 : ...그래서?
그녀 : ...묻어놓은 편지... 작년에 만나서 꺼내 보기로 했었는데...
노인 : ...일년이나 늦었네?
그녀 : ...네. ...올 수가 없었어요 ...2년은 긴 시간이 아니더라구요... 전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했어요.
그동안 ...바보같은 생각만 하고 있었으니까...
노인 : 어떤 생각?
그녀 : 우리가 만날 운명이라면... 어디선가 우연히 마주치게 되지 않을까...
노인 : 운명은 말이야... 노력하는 사람한테는 우연이란 다리를 놓아주는 거야.
그녀 : ...(미소)
노인 : ...나 사실은 이 아래에 묻힌 편지들을 봤어.
그녀 : ...!
노인 : 이 나무에 비밀이 있다고 했지?
그녀 : ...네.
노인 : 잘 봐... 예전에 그 나무하고 같은 나문가?
그녀, 나무를 찬찬히 훑어본다.
그녀 : ...조금 변한거 같지만 잘 모르겠어요.
노인 :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있지... 그것처럼 죽은 나무와 산 나무가 있어.
그녀 : ...?
노인 : 작년에 여기에 있던 나무는 벼락을 맞았어... 두 쪽이 나서 죽었지... 근데...
그걸 가슴아파하던 젊은이가 있었어... 올 봄에...어디서 찾았는지 ...
전에 있던 나무하고 똑같이 생긴 이 나무를 옮겨와서 심었지...
그녀, 노인의 말을 들으며 눈물이 핑 돈다.
노인 : 젊은이가 나무를 심고 있을 때... 나한테 물었지... 옛날 그 나무하고 똑같이
보이냐고...
나무가 죽은 걸 알면 가슴 아파할 사람이 있다면서... 누구도 눈치채지
못해야 한다고 했어.
그녀 : (글썽이며)짜식!
노인, 일어나서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그녀, 눈물을 글썽이며 나무를 바라보며 만져보다가-
돌을 치워내고 땅을 파본다.
땅 속에서 드러나는 타임캡슐.
조심스럽게 열어보는 그녀.
안에서 두꺼비가 툭 튀어나간다.
깜짝 놀라는 그녀, 다시 캡슐 안을 보면-
안에는 견우가 쓴 편지들로 가득차 있고, 그녀의 목걸이가 있다.
목걸이를 바라보는 그녀, 이어 편지들을 꺼내보며 눈물을 흘린다.
그때, 하늘로 UFO가 지나가고 있다.
놀라서 바라보는 그녀.
(DISSOLVE TO)

  1. 121. 강가

그녀, 목걸이를 바라보고 있다가 힘껏 강물로 던진다.
물 속으로 빠져서 가라앉는 목걸이-

  1. 122. 기차안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하는 그녀.
전화 (여자소리)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결번이거나 사용이 중지 된 번호임미다.
다시 확인하고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유 코러 롱 넘버 오아 더 다이얼 넘버 이즈 나린 썰비
스. 프리스 코러겐...
그녀, 그 소리를 들으며 울음과 웃음이 섞여버려 감정을 잘 추스리지 못하고 있다.

  1. 123. 그 까페

까페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는 그녀. 무심코 창밖을 바라본다.
석양을 배경으로 두 남녀가 손을 마주잡고 춤을 추는 모습이 보인다.
붉은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는 두 사람의 춤.
그들을 보며 활짝 웃고 있는 그녀.

  1. 124. 지하철 역

그녀가 지하철역에 서있고, 전철이 들어온다.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가는 그녀.
이어 층계에서 뛰어오는 견우, 문이 닫히며 손이 낀다.
그녀는 뒤돌아 서있어서 견우를 보지 못하고-
문이 다시 살짝 열렸다 닫히자 견우, 포기하고 뒤로 물러선다.
전철이 출발하고, 문 밖의 견우가 멀어지고 있다.

  1. 125. 고급 레스토랑

그녀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온다.
전망이 좋은 자리에 혼자 앉아있는 초로의 여인, 그녀를 보더니 그윽한 미소를 띠며 일어선
다.
'그 남자'의 母다.
그녀 : 어머니!
그 남자의 母, 그녀를 덥썩 껴안는다.
그녀 : 하나도 안 변하셨네요. 건강하시죠?
그남자의 母: 영국에 갔다 왔다구?
그녀 : 예... 일년 반쯤 있었어요... 그 사람 잊을려고 많이 애 썼어요.
그남자의 母: (글썽이며) 그래... 이제 마음 많이 편해?
그녀 : 네 ...많이요...
그남자의 母: 정말인 거 같은데? 우리 애... 하늘나라에서 섭섭해하겠어?
그녀 : 아녜요... 더 좋아할 거예요.
그남자의 母: 그래... 그래... 나도 그걸 얼마나 바랬는지 알지.
끄떡이는 그녀, 활짝 미소를 짓는다.
그때, 한 남자가 그녀의 옆자리로 뚜벅뚜벅 걸어와 선다.
견우 : 고모! 여권 사진 찍고 있는데 전화를 하면 어떻게 해여?
그녀, 올려다보면 견우가 서있다.
그남자의 母, 벌떡 일어서더니 견우의 볼을 잡고 비벼대더니 뽀뽀를 해댄다.
그남자의 母: 이놈의 자식아! 이놈아 미꾸라지 같은 놈아! 이게 몇 년 만이냐? 응?
이놈아!
견우, 앉아있는 그녀를 뒤늦게 발견하더니 눈이 휘둥그래진다.
눈물이 고이고 있는 그녀와 견우, 헛웃음도 나온다.
그남자의 母: 내가 말도 없이 이렇게 불렀어.
견우라고... 내 조카야... 그애하고 많이 닮았지?
... 너 맘 고생할 때... 몇 년 전부터 너한테 이놈 한 번
소개할려고 오라고 그랬더니,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빠져 다니는 통에... 너 부평에
자주 왔었다며? 그런데도 고모한테 한 번 안들려?
그녀와 견우, 고모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마주보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그남자의 母: 한 번 사겨봐 ...이놈이라면 너 마음 편하게 해줄 거라고 생각했거
든... 맞아,
(견우에게)너두 영국에 간다고 그랬지? 얘는 벌써 갔다
왔으니까 물어보면 많이 도움이 될 거다, 아마.
견우 : (글썽글썽)이제... 안가도 대여!
그남자의 母: 왜...? (표정들을 보고) ...서로 아는 사이니?
고개를 끄떡이는 그녀,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견우,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고-
그남자의 母: ...?
그녀 : (견우에게) 못 믿겠지만 ...나... 미래인 만난 것같애! ...바로 너의 미래...
미소짓는 견우와 갸우뚱거리는 고모.
카메라가 뒤로 돌아 탁자 아래를 비추면,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녀, 견우의 손을 잡는다.
두사람의 손, 다시는 놓지 않을 듯 보인다.
그 위에 엔딩 타이틀이 떠오르며-
(F.O)-